나는 발표하는 것이 무섭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어느 정도였냐면 발표하는 것이 무서워서 도망쳤다. 그냥 몇 줄 읽고 내 생각을 말하는 것뿐인데 뭐가 그리 무서웠는지. 그런데 낯선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는 건 또 잘했다. 낯선 사람에게 잘 물어보고 잘 인사하고 잘 나댔다(?).
직장인이자 주니어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나는, 입사 후 발표를 할 일이 생각보다 많았다. 팀원과의 회의, 부장님과의 회의, 협업자와의 회의. 그런데 회의에서 내가 한 결과물을 날 아는 누군가에게 발표할 때면 말이 어버버 꼬이고 긴장이 되곤 한다. 대체 왜일까? 나는 내가 발표를 무서워하는 이유를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 주목을 받는 것이 무서운 게 아니라, 남들에게 평가받는 게 두렵다. 이 두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밀리의 서재를 뒤졌고 이 책을 발견했다.
책을 다 읽고 나는 나름대로의 발표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로 했다.
1. 멘토를 찾자
강의나 발표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찾아서 내 발표 멘토로 삼자. 사실 발표에 대한 멘토가 있긴 하다. 바로 유튜브 희렌최널의 희렌최 님이시다. 단단한 발성과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인 말 전달 능력이 닮고 싶어서 구독을 했고, 쭉 영상을 봐왔다. 앞으로 희렌최님을 멘토 삼아 이 분은 어떤 발성을 하는지, 어떻게 제스처를 하는지, 어떤 표정과 어떤 목소리로 말을 전달하는지 분석해보고 따라 해 봐야겠다.
2. 많이 읽자.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잘 써야 하고, 잘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 한다. 지금처럼 적게나마 책을 읽고 무언갈 쓰는 연습을 해야겠다. 이렇게 하면 어휘가 늘고 문맥을 파악하게 되어 말을 잘하게 될 것이고, 발표 공포증 극복뿐만 아니라 서비스 기획자의 역량인 이른바 통역* 능력도 기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통역 : 내가 알고 있는 바를 비전문인에게 쉽게 전달하는 것)
3. 청중들을 이해하자
나는 일단 청중들이 회사 내에 있다. 회사 내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다. 브리핑을 할 때 이 브리핑을 듣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이해하여 전달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 같은 팀은 IT 전문 용어를 쓰는 게 더 편할 수 있다. 다른 팀은 IT 전문용어를 알아듣기 쉽게 통역해야 한다.)
4. 5W 1H 기법을 활용하자
5W 1H기법은 육하원칙 기법이다. 업무를 할 때 자주 사용하는 사고 기법인데, 이걸 발표에 적용시켜보기로 했다. 무엇을 전달해야 하는지, 왜 전달해야하는지, 청중은 누구인지, 어떻게 전달해야하는지, 발표 시간은 어떻게 되는지, 발표하는 공간은 어디인지 등 말이다.
5. 발표에 맞서 이겨내려 하기
어릴 때 나는 발표가 무서워서 회피하려고 했던 경향이 강했다. 대학을 다니고 회사에 들어오면서 스스로 발표에 맞서려는 노력을 했다. 지금처럼 발표할 기회가 있을 때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주니어일 때 부딪혀보고 실수해보는 게 더 낫지 않겠냐고 스스로 위안해보면서 말이다.
내가 이런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가... 발표도 기획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자는 어떤 산출물을 내기 위해서 스스로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조사하고 분석한다. 발표 또한 마찬가지다. 하나의 발표를 하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조사하고 분석해야 한다.
처음부터 말을 잘하고 발표를 잘하기는 어렵겠지만, 마치 사용자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 기획을 하듯 청중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발표한다고 생각하면 좀 쉬워지는 느낌이다. 좀 더 의식적으로 발표 연습을 하려 노력해야겠다. 그렇게 하면 어느새 나 스스로 성장해서 Number 1이 아닌 Only 1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의 마지막 단락을 인용하며 얼렁뚱땅 독서노트를 마무리!
항상 하는 일을 조금 더 의식적으로 하는 연습은, 그 일의 목적을 달성해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다만, 그 최고의 자리는 1등의 자리가 아니라 유일무이한 '나만의 자리'이다.
Number 1이 아닌 Only 1이 되길 기원 드린다.
하승민, 발표불안극복 project - 15분 컨텐츠로 명강사 도전하기, 이페이지, 2017.06.23, 79p
여담.
https://blog.naver.com/mx_whale08/222147109464
이건 내 네이버 일상 블로그인데, 언제 한 번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이것도 벌써 2년 전이다... 발표는 무사히 마무리되었고, 교수님이 재밌게 봐주셨고 피드백도 주셨다. 이제 이런 것도 하나의 경험이 되었다. 나... 별 것도 아닌데 심하게 불안해하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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