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름 : 현업 기획자 도그냥이 알려주는 서비스 기획 스쿨
저자 : 이미준
출판 : 초록비책공방
출간일 : 2020.06.10
페이지수 : 488p
1. 아기 서비스 기획자
평범한 공대생이었던 나는 UX 강의를 듣던 중 서비스 기획에 대한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그렇게 서비스 기획자의 진로를 고민하게 된 나는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보며 혼자 공부해보았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건 현장에 가서 부딪혀 봐야 알 수 있겠다는 생각만 늘어났다. 그러던 중 4학년 2학기에 좋은 기회로 한 회사에서 서비스 기획 직무로 일하게 되었다. 드디어 서비스 기획의 문턱을 밟는구나! 기뻐했던 것도 잠시, 회사에는 사수는커녕 서비스 기획과 관련된 실무자가 없음을 알고 금방 좌절하고 말았다.
주니어라 말하기도 민망한 아기 서비스 기획자인 나는 두 명의 같은 처지인 팀원 (한 명은 디자이너, 한 명은 프런트엔드 개발자) 들과 함께 입사 미션으로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는 6개월 동안 총 두 가지의 간단한 앱을 만들어내었으며 정성적인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사수, 선배가 절실했다. 우리 모두 그랬다. 이 길이 맞는 길인지 아닌 지는 직접 가봐야 알 수 있었다. 체계가 없어서 서비스 기획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이 꼬여 개발자와 소통 오류가 생기기도 했다. 또 다른 부서 요청에 개발해주고도 욕먹는 상황 + 개발 안 해준다고 욕먹는 상황도 더러 발생했다. 이게 맞나? 싶어 학교 전공책을 펼쳐봐도 이론적인 설명만 가득할 뿐이었다. 나는 멘땅 헤딩 정석의 길을 밟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 도그냥 님은 내가 서비스 기획에 처음 관심을 가졌을 때부터 알고 있던 서비스 기획자 분이시다. 강의도 들었고, 유튜브도 꾸준히 보며 서비스 기획자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다. 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서비스 기획자가 된 지금, 멘땅 헤딩을 하고 있는 지금, 내 꿈을 키워준 분의 책을 안 읽을 수가 없었다. 나는 바로 밀리의 서재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실제로 이 책에 나온 프로세스를 참고하여 서비스를 기획해 보기도 했다.
2. 무지몽매
내가 얼마나 IT 서비스의 구조나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는지 깨달았다. -14p
독서노트를 쓰기 위해 밀리의 서재에 들어갔다가 위 문장을 하이라이트를 해두고 밑에 "저도요..."라고 메모한 것을 방금 발견했다. 입사 후 1개월 후부터 내가 얼마나 IT 서비스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는지를 깨달았다. 그래도 IT공대 4년 이상을 다니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하고 공부를 했었으니 어느 정도는 알고 있겠지! 싶었지만 천만의 말씀이었다. 실무에 투입되니 나는 모르는 것이 천지인 그냥 아기 그 자체였다. 그래서 오히려 회사에 다니고 나서 책을 더 가까이하고 더 공부하려 하며 지금도 애를 쓰고 있는 것 같다.
서비스 기획자가 서비스를 개선을 기획할 때는 자신의 경험이나 고객 불만을 근거로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40p
아기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인 우리 팀원들이 회의를 할 때 했던 말 top 2가 있다. "제 생각엔..."과 "사용자는..."이다. 그리고 이 둘을 합쳐 "제 생각엔 사용자는..."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물론 맨 처음 시작할 때는 사용자의 불만, 우리의 경험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궁극적인 서비스 개선의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 파트를 읽고 다시금 깨달았다.
3. 게으른 완벽주의자
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였다. 학교를 다닐 때 게으른 완벽주의자 성향이 극에 달았는데, 팀플 중 역할을 수행할 때 꼭 "완벽한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과제를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 나서야 내놓곤 했다. 어떤 아이디어를 낼 때에는 "완벽한 아이디어"를 내고 싶어서 머릿속에서 아이디어를 굴리다가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적도 있었다. 또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완벽한 준비"가 끝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일 시작을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룬 적도 있었다.
오히려 완벽하게 기획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강박이 문제다. - 197p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는 이 게으른 완벽주의자 성향을 버리려 애를 썼다. 이 책을 읽고 더더욱 그 성향을 버리려 애를 썼다. 그래서 두 번째 프로젝트부터는 디자이너, 개발자에게 완성되지 않은 결과물에 대한 중간보고를 했다. 나 이렇게 기획하고 있어~ 라고 중간 리뷰를 하면 디자이너와 개발자는 내 기획을 보고 피드백을 하거나 수정사항에 대해 논의한다. 수정할 것이 있으면 바로바로 수정하면 되고, 논의할 것이 있으면 바로바로 논의하게 되니 일의 효율성도 좋아지고 시간도 단축되고 또 내 마음도 편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중간 보고를 하면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본인이 일할 부분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어서 편리했다.
그 이후로 난 문서를 작성하는 툴로 구글 문서를 활용했다. 구글 문서는 링크만 있다면 실시간으로 작성하는 걸 보고, 또 함께 협업하기 좋은 툴이다. 팀에게 이 링크를 공유해주고 난 실시간으로 문서를 작성하다 보면 꼭 피드백이 날아온다. 완벽하지 않는 결과물을 공유하고 중간 과정을 공유하는 방식을 통해 이 게으른 완벽주의 성향을 버리게 되었다. 여담인데 후에 우리 팀에 팀장님이 오셨을 때 이 방식을 굉장히 좋아하셨다. (실시간으로 일이 진행되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어서 그런 거 아닐까 하는 생각...)
이 책은 요구사항 정의서, 화면 설계서, 플로우 차트 등 중구난방 펼쳐져있던 나의 서비스 기획 일에 체계를 잡아준 책이다. 서비스 기획자가 하는 일과 일에 대한 순서, 협업하는 방식, 깨알 같은 소통 팁, IT 용어집까지 들어있다.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많아진 부분도 있고, 해결이 된 부분도 있다. 내가 늘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지 헷갈렸는데 어느 부분에서는 나 잘하고 있는 거 맞구나!라는 확신을 주었고, 어느 부분에서는 길 잃은 나에게 지도를 준 부분도 있었다.
오늘도 사수 대신 이 책을 읽으며 회사에서 버티고 있다. 나 같은 아기 서비스 기획자와 서비스 기획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그래서 열심히 추천 중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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