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나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알지 못하면 내가 어떤 것에 흥미가 있는지, 내가 어떤 것이 장점이고 또 어떤 것이 단점인지를(또 이 단점을 어떻게 극복하고 승화할 것인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 MBTI 검사나 DISC 검사 등 성격유형검사를 많이 해왔었고, 추가로 가족, 친구, 지인들에게 나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이 활동은 자소서와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기 전 했던 활동들이며 내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다.
MBTI 검사 : 10년 째 같은 MBTI인 사람의 이야기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MBTI검사를 참 자주 했다. 자의적인 건 아니고, 학교에서 하라고 하니 했던 것이었다. 내 첫 번째 MBTI 결과는 ENFP였다. 친구들은 나와 정말 잘 어울리는 MBTI라고 같이 호들갑을 떨어주었다. 그때 나는 내가 내향적인 성격이 아니라 외향적인 성격인 것을 알게 되었다. (내향적과 내성적은 다른 것이라는 것도 그때 알았다.) 1년에 한 번 이상 진로 시간에 했던 MBTI 결과는 늘 ENFP가 나왔다.
대학에 진학하고나서 MBTI 검사를 다시 할 수 있었다. 이것도 자의적인 건 아니었고, 학교에서 하라고 하니 했던 것이었다. 이때 결과물도 역시나 ENFP였다. 내가 대학 3학년 때 코로나 시국이 되고 사람들이 방구석에 있을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벼운 MBTI 기반 심리테스트가 대유행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소위 MBTI 모에화... 를 자주 했는데, 난 ENFP의 모에화를 보며 "난 저러지 않은데..."라고 생각했다. 사람 좋아 골든 리트리버라니... 난 사람이 좋지도 않고 골든 리트리버도 아닌데... 하여튼!
포트폴리오 대회에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기 위해 4학년 초반에 MBTI 검사를 다시 진행했었다. 이 때는 만사가 힘들었던 때라 이번에야말로 MBTI 검사 결과가 바뀔 것이라 예상했다.
이럴수가 또 엔프피가 나오고 말았다. 이때 나는 내가 뼈 엔프피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엔프피에 대한 설명을 정독한 다음 ENFP에 대한 키워드를 쏙쏙 뽑아내었다.
호기심이 많음 | 미지의 것도 도전하는 스타일 | 직관력이 뛰어남 | 자신감 넘침 |
다방면에 재능 | 감정 기복이 심함 | 틀에 얽매이지 않음 | 처세가 능함 |
인간관계를 잘 맺음 | 쉽게 질려함 | 깊은 유대관계 | 사교적임 |
리더 혹은 전문가로 추앙받기도 | 자유로운 사고 | 통찰력있는 비전 | 인간이 궁금함 |
하나하나 내 이야기 같아서 좀 찔린다. 호기심이 많고 인간의 사고가 궁금한 것도, 모든 도전해보는 것도, 사람이 싫지만 사람이 좋은 것도(엔프피는 다 공감하지 않을까...? 인류에 대한 애정이 확 식다가도 내 사람들은 챙겨주고 싶고 믿고 싶은...)
쉽게 질려하는 것도, 불호의 일은 죽어도 안 하는 것도. (제가 무슨 일을 잘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일에 애정이 있고 잘 맞는다는 뜻임!) 딱히 리더를 맡을 생각은 없었는데 자꾸 리더를 맡는 것도! 다 내 이야기다.
DISC 검사 : 좋은 리더가 되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내 스스로 내성적인 성격이라 생각했고, 앞에 나서는 게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으며, 난 리더형보다 팔로워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진학한 학과는 팀플이 꽤나 많은 학과였다. 남들은 1년에 한 번 할까 말까 한다는 팀플을 한 학기에 최소 1번, 최대 4번까지 해보았으니 말이다.
이런 환경에서 어쩌다 보니 팀장 역할을 대개 맡아왔다. 처음엔 교수님이 시켜서였고, 그다음은 같은 팀원이 해보라 했었고, 그 다음은 내가 자의로 지원했다. 팔로워도 물론 잘할 수 있지만, 난 리더를 했을 때 더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팀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기 위해 끙끙 앓다가 그 문제를 팀원과 함께 해내었을 때의 희열이 굉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잘 참여하지 못하는 팀원을 참여하도록 독려하며 결국 같이 어떤 성과를 얻어냈을 때도 참 뿌듯했다. 보통 내가 팀장을 맡으면 그 팀은 늘 A+을 받았다. "내가 팀장이 된 이상 모두 A+을 받아야 한다." 아무에게도 얘기는 안 했지만 이게 내 신조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좋은 리더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잦았다. 난 어떤 리더형 인지도 궁금했다. 그래서 학교 특강을 들었다. 그 특강은 리더십 관련 특강이었다. 본격적인 특강 전 강사님은 수강생들에게 DISC검사를 해보는 것을 권유하셨다. DISC는 내 타고난 성향이라기 보다 특정 상황에 놓였을때 이 사람이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알 수 있는 검사라고 하셨다. 따라서 타인과의 관계와 직장 생활에서의 모습을 미리 짐작해 볼 수 있어 나의 리더쉽 유형을 파악해볼 수 있는 검사라고 설명을 덧붙여주셨다. 그리고 함께 DISC검사를 진행하였다.
나의 검사 결과는 ID 유형이었다. I 유형과 D 유형이 섞인 유형인 것이다. ID 유형의 특성을 들으며 특징들을 정리해보았다.
사람과 일을 통합하는 리더 | |||
사람 중심인 I형 (사교형)이 주된 성향이고 여기에 주도적 D형 (주도형)이 가미된 유형. 사람들과 우호적으로 상황을 통제함과 동시에 업무를 추진하고 목적을 달성하려는 성향까지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을 추진하려는 경향과 사람들과 함께 하려는 성향이 합해져 자신의 쪽으로 사람들을 끌어올 수 있는 언별술에 능하다.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으로 주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어 열정적이고 낙관적이다. | |||
이 성향의 사람들은 도전적이고, 다양한 변화가 있고, 활기찬 환경 속에서 업무의 극대화가 이루어진다. 사람들을 신뢰하며 열정적이고, 자신이 맡은 바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 다만 변화가 없는 환경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고, 강한 압력 아래서는 마음이 약해서 쉽게 설득당할 수 있다. 또한 어려운 과제나 일을 수행할 때 객관적인 시각을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 | |||
사람을 신뢰함 | 열정적임 | 권위와 명성을 원함 |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남 |
자신감이 있음 | 우호적이고 솔직함 | 도전적임 | 책임감 있음 |
이렇게 특징들을 정리하니 내 리더쉽 유형을 한 번에 확인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압박 아래서는 쉽게 설득당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어려운 일을 수행할 때 객관적인 시각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부분을 읽으며 어떻게 이 단점을 극복할까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설문조사 : 직접 물어보고 싶다.
정량적인 결과인 MBTI, DISC 검사도 좋지만 난 정성적인 결과도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마치 사용자 인터뷰를 하듯 내 친구, 가족, 지인들에게 설문조사를 뿌려버렸다. 설문조사 질문지는 이런 식으로 구성해보았다.
1. 저와 어떤 관계인 지 간략히 작성해주세요 | |
- 익명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이 사람이 친구인지 가족인지 지인인지는 파악하고 싶어 넣은 질문이다. | |
2. 저와 가깝다고 생각되는 단어 5개를 골라주세요 | |
- 상대방의 관점을 통해 나를 대표할 수 있는 차별화된 키워드를 뽑아보고 싶었다. | |
3. 응답자가 보는 저는 어떤 사람인가요? (주관식) | |
- 상대방의 관점을 통해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점검해보고 싶었다. | |
4. 저와 함께 했던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작성해주세요. (주관식) | |
- 그냥 재밌어서 넣어본 질문이다. | |
5.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피드백이 있다면 작성해주세요. (주관식/선택사항) | |
- 상대방의 관점을 통해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점검해보고 싶었다. 개방적인 질문이라 선택적인 응답사항으로 남겨두었다. |
설문조사 질문지가 작성된 구글 폼을 여러 사람에게 뿌려보았다. 응답 기간은 딱 이틀이었으며 기준은 나와 가깝게 지내는 사람으로 최근 두 달 동안 꾸준~한 연락을 한 사람 12명이다!
1. 저와 어떤 관계인 지 간략히 작성해주세요.
보통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친동생에게도 강제로 시켰다.
2. 저와 가장 가깝다고 생각되는 단어를 5개 골라 주세요.
키워드들은 직업 적성 검사 사이트에서 최대한 랜덤 하게 끌고 왔다. 도전적, 리더십, 사교적, 호기심, 현실적, 창의적 이렇게 5가지가 상위 키워드임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3. 응답자가 보는 저는 어떤 사람인가요? (주관식)
주관식으로 남겨두니 이것들이 중간중간 쓸데없는 말을 적어서 내가 쓸데없는 말은 뺏다^^ (예를 들어.. OOO 와이프 라던가.. 이때 OOO은 아이돌 이름^^*...)
응답 결과를 조사해보고 취합해보니까 아, 나는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감 있는 것이 장점이구나. 또 다방면에 호기심이 많고 주관이 확실한 사람이구나를 알 수 있었다.
4. 저와 함께 했던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작성해주세요. (주관식)
나 재밌으라고 넣은 질문이다. 이 사람들이 "나"하면 떠오르는 경험이 뭐가 있을까 궁금했다. 여기서 다들 누군지 감이 잡힌다.
어떤 친구랑은 밤에 통화를 자주 했고, 어떤 친구랑은 초등학교 때 줄넘기 대회에서 만나 15년 정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으며, 어떤 친구랑은 체육관 강당에서 이어폰을 끼고 춤을 췄었고, 내 친동생과는 호캉스에 가서 처음으로 탁구를 쳐봤다. 가나다로 나누어 적은 친구는 직업이 교사이며 이때 한류의 역사는 케이팝이다. 친한 동생과는 나이랑 상관없이 잘 지내고 있고, 어떤 친구가 넘어졌을 때 민망하지 말라며 같이 넘어진 척 한 적 있다. 비 오는 날 친구들과 숙소를 잡고 수다를 떤 적 있고, 난 엄청난 수포자 문과생이었고 공대에 들어갔다.
이 외에도 답변이 더 있는데, 이상하게 PDF 파일이 잘려서 나온다. 재밌었다.
5. 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피드백이 있다면 작성해주세요 (주관식/선택사항)
선택 사항임에도 모두 답변을 남겨주었다. 나머지 9명의 답변은 응원 메시지라 내 눈물 버튼이기 때문에 올리지 않을 거다. 이 3명의 답변은 피드백을 위주로 올려주었기에 내 포트폴리오와 블로그에도 올려본다.
두 명은 공통적으로 자기가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려는 건 장점이지만, 너무 책임감이 강해서 본인이 손해 보는 일이 있더라도 맡은 바는 다하는 것이 단점이다.라고 답해주었고, 추가로 본인의 색깔을 잘 만들고 재창조하는 장점이 있다고 해주었다. 감사하다.
위에 세 가지 검사와 조사를 통해 나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또 뽑아볼 수 있었다. 바로
"도전하는", "사교적인", "자신감 있는", "책임감 있는", "호기심 있는"이다.
나는 이 검사와 조사들을 통해 내 장점과 단점을 확실히 알았으며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 전략들은 무엇일까 고민했다.
일단 필사였다. 쉽게 질리고 인내와 끈기가 부족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경험, 도전을 즐기는 장점으로 필사라는 미지의 영역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나는 필사를 꾸준히 했었다. 내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필사를 하니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무언가에 집중하는 힘이 더 세졌던 것 같다.
요즘은 첫 직장에 다니면서 의사소통의 힘을 알게 되어 책을 많이 읽으려 노력하고 있다. 얼른 블로그 쓰고 책 읽으러 갈 거다.
나는 나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MBTI, DISC 검사도 좋지만, 한 번 설문조사를 통해 주변인들에게 직접 물어보라 해보고 싶다. 이만큼 확 와닿는 건 없었으니까 말이다. 나도 날 잘 알지만, 나와 친한 누군가도 나를 아주 잘 안다는 사실!
MBTI 검사
무료 성격유형검사 | 16Personalities
혹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정직하게 답변하십시오.
www.16personalities.com
DISC 검사
DISC성격유형검사
DISC성격유형검사 DISC행동유형검사를 간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aiselftest.com
'🍅 About me > 활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교과 활동 - "JIRA(지라)"로 졸업 작품 테스크 관리하기 (0) | 2022.02.23 |
---|---|
교과 활동 - 첫 애플리케이션 기획, 마음 케어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한울고래 (0) | 2022.02.22 |
봉사 활동 - 아름다운가게 봉사 활동 (2) | 2022.02.19 |
교과 활동 - 3D 모델링, 맵핑 (0) | 2022.02.18 |
활동이라는 카테고리 (0) | 2022.02.17 |